프리랜서로 수입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1인 법인을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 고수익 프리랜서 중에 법인 전환한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면 더 그렇다. 법인세율이 소득세율보다 낮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솔깃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1인 법인은 연 수입 일정 수준 이상의 프리랜서에게 확실한 절세 수단이 된다. 하지만 설립 비용, 유지 비용, 관리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자신의 수입 규모와 사업 구조에 맞는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개인 vs 법인, 세율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개인 프리랜서의 종합소득세는 누진세 구조다. 과세표준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계단식으로 뛴다. 1,400만 원 이하 6%에서 시작해서 10억 원 초과 시 45%까지 올라간다. 지방소득세 10%를 더하면 실효세율은 최고 49.5%에 달한다.
법인은 다르다. 2026년 기준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9%, 200억 원 이하 19%, 3,000억 원 이하 21%, 3,000억 원 초과 24%다. 지방소득세 10%를 포함하면 2억 원 이하 구간의 실효세율은 약 9.9%다. 개인의 24~45% 구간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1인 법인 설립이 유리해지는 소득 기준
법인의 낮은 세율만 보면 무조건 유리해 보이지만, 법인 소득을 개인이 가져가는 과정에서 추가 세금이 발생한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법인 대표가 급여를 받으면 근로소득세가 부과된다. 배당으로 가져가면 배당소득세(15.4%)가 붙고,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된다. 결국 법인세 + 급여/배당 세금의 합계와 개인 종합소득세를 비교해야 한다.
| 연 소득(과세표준) | 개인 세율(지방세 포함) | 법인 세율(지방세 포함) | 판단 |
|---|---|---|---|
| 3,000만 원 이하 | 6.6~16.5% | 9.9% + 인출 시 추가 | 개인 유리 |
| 3,000~5,000만 원 | 16.5~26.4% | 9.9% + 인출 시 추가 | 비슷하거나 개인 유리 |
| 5,000~8,800만 원 | 26.4% | 9.9% + 인출 시 추가 | 법인 검토 시작 |
| 8,800만 원 이상 | 38.5~49.5% | 9.9% + 인출 시 추가 | 법인 유리 가능성 높음 |
일반적으로 과세표준 기준 5,000만 원 이상부터 법인 전환의 실익이 생기기 시작한다. 8,800만 원 이상이면 법인이 확실히 유리한 경우가 많다. 다만 이건 소득을 법인에 유보하느냐, 전부 인출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1인 법인의 장점 – 절세 외에도 있다
세금만이 법인 전환의 이유는 아니다. 프리랜서가 1인 법인을 설립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 대외 신뢰도 향상 – “주식회사 OOO 대표”라는 타이틀은 프리랜서보다 거래처 확보에 유리하다. 특히 공공기관, 대기업과의 계약에서 법인이 아니면 참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 퇴직금 적립 – 법인 대표도 퇴직금을 적립할 수 있다. 적립한 퇴직금은 법인의 비용으로 처리되어 법인세를 줄이고, 실제 퇴직 시에는 퇴직소득세(분리과세, 낮은 세율)가 적용되어 이중으로 절세 효과가 있다.
- 법인 비용 처리 범위 확대 – 법인 명의 차량, 보험, 복리후생비 등 개인사업자보다 넓은 범위의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 소득 분산 – 가족을 임원이나 직원으로 등록하여 급여를 지급하면 소득을 분산시킬 수 있다. 개인 종합소득세의 누진세율을 피하는 효과가 있다.
1인 법인의 단점 – 비용과 관리 부담
법인 설립과 유지에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프리랜서 입장에서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다.
설립 비용부터 보면, 등록면허세 + 교육세가 약 20~40만 원(수도권 3배 중과 시 60만 원 이상), 법무사 비용 약 30~50만 원, 기타 공과금 약 10만 원이다. 최소 50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이 들어간다.
유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세무사 기장 수수료가 월 10~20만 원(연 120~240만 원), 법인세 신고 비용이 연 30~50만 원, 4대 보험 사업주 부담분이 급여의 약 10%다. 연간 최소 200만 원 이상의 관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단점이 있다. 법인의 돈을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없다. 법인 통장의 돈은 법인의 재산이지 대표의 재산이 아니다. 대표가 돈을 가져가려면 급여, 배당, 퇴직금 등 합법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이걸 무시하고 법인 돈을 개인적으로 쓰면 가지급금으로 잡혀서 추가 세금이 부과된다.
1인 법인 전환 손익 시뮬레이션 (연 소득 8,000만 원 기준)
개인사업자 → 종합소득세 약 1,370만 원 (지방세 포함)
1인 법인 → 대표급여 4,000만 + 법인 유보 4,000만
대표 근로소득세 약 230만 + 법인세 약 396만 = 합계 약 626만 원
절세 효과: 약 740만 원 (유보금 인출 시 추가 세금 발생)
연간 유지비 약 200만 원 차감 후 순절세: 약 540만 원
법인 설립 절차와 준비사항
1인 법인 설립을 결심했다면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대부분 처리할 수 있다.
먼저 상호(회사명)를 정하고, 정관을 작성한다. 정관은 온라인 법인설립 시스템(startbiz.go.kr)에서 표준 정관을 활용할 수 있다. 자본금은 최소 제한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100만~1,000만 원으로 설정한다. 너무 적으면 신뢰도가 떨어지고, 너무 많으면 증자 비용이 부담된다.
설립 등기를 마치면 사업자등록을 한다. 사업자등록은 관할 세무서 또는 홈택스에서 신청한다. 이후 법인 통장 개설, 4대 보험 가입, 세무사 계약까지 완료하면 법인 운영 인프라가 갖춰진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1인 법인은 직원 없이 대표 혼자만으로 운영 가능한가?
가능하다. 1인 주주이자 대표이사로 법인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법인이라는 형식상 주주총회 의사록, 이사회 의사록 등의 서류는 작성해야 한다.
Q. 프리랜서 수입이 불규칙한데 법인이 맞나?
수입이 불규칙하면 법인 유지 비용(세무사, 4대 보험 등)이 부담될 수 있다. 연간 최소 5,000만 원 이상의 수입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 법인 전환을 검토하는 게 안전하다.
Q.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면 기존 거래는 어떻게 되나?
사업 포괄 양수도 방식으로 기존 거래를 법인으로 이전할 수 있다. 거래처에 법인 전환 사실을 알리고, 계약서를 법인 명의로 변경하면 된다.
Q. 법인을 폐업하려면 비용이 드나?
든다. 해산 등기,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하고, 법무사 비용과 세무사 비용이 발생한다. 보통 50~100만 원 정도 소요된다.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쉽게 닫을 수는 없는 게 법인이다.
Q. 법인 설립 후 다시 개인으로 돌아갈 수 있나?
가능하지만 법인 폐업(해산/청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잔여 재산 처분에 대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법인 전환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