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사이에서 “농사지으면 세금 안 낸다”는 말이 돌아다닌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식량작물 재배 소득은 실제로 전액 비과세지만, 채소·과일·특용작물은 수입금액 10억원 초과분부터 과세되고, 축산업은 규모에 따라 과세 여부가 달라진다.
농업 소득에 세금이 붙나? — 생각보다 복잡한 비과세 기준
2026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농업인과 축산업자가 알아야 할 비과세 기준을 정확하게 정리했다.
식량작물 재배 — 수입금액과 무관하게 전액 비과세
벼, 보리, 밀, 옥수수, 감자, 고구마, 콩 등 식량작물을 재배해서 얻은 소득은 수입금액에 관계없이 전액 비과세다. 소득세법에서 가장 확실하게 비과세를 보장하는 영역이다.
여기서 핵심은 “식량작물”의 범위다. 국세청 기준으로 식량작물재배업(업종코드 011)에 해당하는 작물만 전액 비과세이고, 그 외 작물은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 작물 유형 | 비과세 범위 | 해당 작물 예시 |
|---|---|---|
| 식량작물 재배 | 전액 비과세 | 벼, 보리, 밀, 옥수수, 감자, 고구마, 콩 |
| 채소·과일·특용작물 | 수입금액 10억원까지 | 딸기, 수박, 사과, 포도, 인삼, 버섯 |
| 축산업 (부업 규모 내) | 전액 비과세 | 소 50두, 돼지 700두, 닭 1.5만수 이내 |
| 축산업 (부업 규모 초과) | 초과분 3,000만원까지 | 부업 규모 초과한 사육두수의 소득 |
| 농가부업소득 | 연 3,000만원까지 | 민박, 음식물 판매, 전통차 제조 등 |
채소·과일·특용작물 — 10억까지는 비과세
식량작물 외의 작물재배업 소득은 수입금액 10억원까지 비과세다. 딸기, 수박, 참외, 사과, 포도, 배, 인삼, 버섯, 깻잎, 마늘, 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수입금액이 10억원을 넘어가면 초과분에 대해서만 종합소득세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딸기 농사로 연 1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면, 10억원까지는 비과세이고 나머지 2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계산한다.
주의할 점은 “수입금액”이지 “소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필요경비를 빼기 전의 총 매출이 10억을 넘는지가 기준이다. 대규모 시설원예나 스마트팜으로 매출이 커진 농가는 이 기준을 넘길 수 있다.
화훼 재배, 종묘 생산, 관상수 재배 등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잔디밭 조성용 잔디 재배나 크리스마스 트리용 묘목 재배 등도 작물재배업에 포함된다.
축산업 비과세 — 부업 규모가 핵심
축산업의 비과세 여부는 “농가부업 규모” 기준으로 판단한다.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정한 가축별 사육두수 기준 이내이면 비과세, 초과하면 과세다.
- 소: 50두 (육성우는 2두를 1두로 환산)
- 돼지: 700두
- 닭·오리: 15,000수
- 양봉: 100군
- 그 외 가축: 시행령에서 정한 두수 기준 적용
사육두수는 매월 말일 기준의 연간 평균으로 계산한다. 1월 말 50두, 2월 말 60두, 3월 말 40두… 이런 식으로 12개월 평균을 내는 방식이다.
부업 규모를 초과하는 사육두수에서 발생한 소득은 다른 농가부업소득과 합산하여 연 3,0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3,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부터 종합소득세가 과세된다.
농가부업소득 3,000만원 — 이것도 놓치면 안 된다
농가부업소득이란 농업인이 부수적으로 얻는 소득을 말한다. 대표적인 항목은 이렇다.
민박 소득 — 농어촌 민박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입. 주택 연면적이 230제곱미터 이하여야 한다.
음식물 판매 소득 — 자가 생산 농산물을 주재료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경우. 농가 레스토랑, 체험 농장의 식사 제공 등이 해당한다.
전통차·전통주 제조 소득 — 농산물을 원료로 전통차나 전통주를 제조·판매하는 소득.
부업 규모 초과 축산 소득 — 앞서 설명한 부업 규모를 초과하는 축산 소득도 농가부업소득에 합산된다.
이 모든 농가부업소득을 합산해서 연간 3,000만원까지 비과세다.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농업법인을 설립하면 세금이 어떻게 달라지나?
농업법인(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은 법인세를 적용받는다. 영농조합법인의 경우 농업소득에 대해 법인세가 전액 면제되고, 농업 외 소득도 연 1,200만원까지 면제된다. 농업회사법인은 농업소득에 대해 5년간 법인세 5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규모가 커지면 법인 전환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Q. 농산물 직거래(로컬푸드, 꾸러미 등) 수입도 비과세인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작물재배업 소득에 해당하므로, 식량작물이면 전액 비과세, 기타 작물이면 수입금액 10억원까지 비과세다. 다만 타인이 재배한 농산물을 매입해서 되파는 건 유통업(도소매업)에 해당하므로 비과세가 아니다.
Q. 농업 보조금(직불금)도 과세 대상인가?
공익직불금 등 정부 보조금은 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다만 보조금으로 구입한 자산의 감가상각비를 경비로 처리할 때는 보조금 수령액만큼 차감해야 한다.
Q. 축산업 폐업보상금을 받으면 세금을 내야 하나?
축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받는 휴·폐업 보상금은 농가부업소득 범위 내(3,000만원 이하)에서 비과세가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보상금이 크거나 부업 규모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기타소득 또는 사업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으므로 세무사와 상담하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