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에게 지급된 퇴직금이 소득세법상 한도를 넘으면 그 초과분은 퇴직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전환돼 훨씬 높은 세율이 붙는다. 퇴직소득과 근로소득의 세 부담 차이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만큼, 한도 계산과 과세 구분을 지급 전에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게 필수다.
한도 초과분이 근로소득으로 전환되는 법적 근거
소득세법 제22조 제3항은 임원에게 지급된 퇴직소득금액이 법정 산식으로 계산한 한도를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근로소득으로 본다고 명시한다. 퇴직 시점에 받은 돈이더라도 과세 항목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 공제와 환산급여 공제를 이중으로 적용하는 분리과세(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라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근로소득은 종합소득으로 합산된 뒤 누진세율(소득이 높을수록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세율 구조, 최고 45%)이 붙는다. 동일한 1억 원이라도 어느 소득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납세액 차이가 수천만 원이 날 수 있다.
근로소득 전환 경로는 두 가지다. ▲ 소득세법 제22조 제3항에서 퇴직소득 한도를 직접 초과한 금액이 근로소득으로 전환되는 경로와, ▲ 법인세법상 손금(법인이 세무상 인정받는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아 임원에게 상여로 소득처분(세무상 귀속자를 특정해 소득으로 확정하는 절차)되는 경로다.
기간별 배수와 한도 계산 공식
소득세법상 임원 퇴직소득 한도 산식은 아래와 같다.
한도 = 퇴직 전 1년 총급여 × 1/10 × 근속연수 × 배수
핵심 변수는 배수다. 2011년 12월 31일까지는 소득세법상 별도 한도가 없었다. 2012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는 3배수, 2020년 1월 1일 이후는 2배수로 축소됐다. 오랜 기간 재직한 임원은 근무 기간을 구간별로 나눠 각각의 배수를 곱한 뒤 합산한다.
총급여는 비과세소득을 제외한 금액을 쓰며,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라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은 급여도 제외한다. 근속연수는 역년(달력 기준 연도) 방식으로 계산하고 1년 미만은 월수, 1개월 미만은 산입하지 않는다.
법인세법 경로 – 손금불산입과 상여 소득처분
법인이 임원에게 지급한 퇴직금이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의 손금 한도를 넘으면 초과분은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를 손금불산입이라고 하며, 세무조정(결산 후 세법 기준으로 소득을 재계산하는 절차)에서 해당 금액은 임원 개인에게 상여로 소득처분된다.
법인에 임원 퇴직급여 지급규정이 없으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기준(평균임금 × 30일 × 근속연수)만 손금으로 인정된다. 규정이 있어도 다음 경우에는 세무조사에서 손금불산입이 뒤따를 수 있다.
- 퇴직 직전 급여를 비정상적으로 올려 한도를 부풀린 경우
- 지급규정을 퇴직 후 소급 적용한 경우
- 실질 직무가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데 규정을 적용한 경우
- 규정 배수가 사회통념상 과도하다고 과세관청이 판단하는 경우
소득처분된 상여는 이미 퇴직한 이후라도 해당 연도 근로소득에 포함된다. 법인은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발행하고, 수령 임원은 종합소득세 신고나 수정신고를 통해 추가 근로소득을 반영해야 한다.
구간별 계산 사례로 보는 과세 금액
총급여 1억 2천만 원인 임원이 2015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10년 재직 후 퇴직금 4억 원을 받은 경우를 가정한다. 재직 기간이 2015~2019년(5년, 3배수 구간)과 2020~2024년(5년, 2배수 구간)으로 나뉜다.
| 재직 구간 | 계산식 | 구간 한도 |
|---|---|---|
| 2015~2019년 (5년, 3배수) | 1.2억 × 1/10 × 5 × 3 | 1억 8천만 원 |
| 2020~2024년 (5년, 2배수) | 1.2억 × 1/10 × 5 × 2 | 1억 2천만 원 |
| 합산 퇴직소득 한도 | 1.8억 + 1.2억 | 3억 원 |
| 근로소득 전환 금액 | 지급액 4억 – 한도 3억 | 1억 원 |
이 임원은 퇴직금 4억 원 중 3억 원은 퇴직소득으로, 1억 원은 근로소득으로 각각 과세받는다. 근로소득 1억 원은 해당 연도 다른 소득과 합산되므로 적용 세율이 크게 올라간다. ▲ 1인 법인을 설립한 대표이사도 임원에 해당하면 동일한 산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원천징수 처리와 개인 신고 의무
퇴직금을 지급하는 법인은 지급 시점에 퇴직소득 부분과 근로소득 부분을 분리해 각각 원천징수해야 한다. 퇴직소득분은 퇴직소득세 계산 방식으로, 근로소득 전환분은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한 뒤 다음 달 10일까지 납부한다.
퇴직 이후 세무조정 과정에서 손금불산입이 뒤늦게 결정되면 법인은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발행한다. 이를 받은 전직 임원은 통지서 수령 다음 달 말일까지 종합소득세 수정신고를 해야 하며, 기한을 넘기면 납부불성실가산세가 추가된다. 국세청은 임원 해당 여부 자체를 직무의 실질에 따라 사실 판단하기 때문에, 명목상 임원이 아니더라도 실제 경영 의사결정 권한이 있었다면 한도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퇴직 직전 급여를 단기간에 급격히 인상했다면 그 정당성을 입증할 자료를 미리 갖춰두지 않으면 세무조사 때 불리하게 작용한다. 중간정산을 받은 임원은 중간정산 이후 기간만으로 한도를 재산출하며, 기간 중 구간이 걸쳐 있으면 구간별 배수를 동일하게 분리 적용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2019년 이전과 이후 재직 기간이 모두 있으면 배수를 어떻게 적용하나요?
2019년 12월 31일까지 기간에는 3배수, 2020년 1월 1일 이후 기간에는 2배수를 각각 곱해 한도를 산출한 뒤 더한다. 두 기간을 하나의 배수로 통합 계산하면 한도가 달라지므로 반드시 구간을 나눠야 한다.
Q2) 법인 세무조사에서 손금불산입이 결정되면 이미 퇴직한 임원도 세금을 더 내야 하나요?
그렇다. 법인이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발행하면 퇴직 이후라도 해당 임원은 해당 연도 근로소득에 상여 금액을 포함해 종합소득세 수정신고를 해야 한다. 통지 후 기한 내에 자진 수정신고를 하면 가산세를 줄일 수 있다. 금액이 크면 이의신청이나 조세심판청구 절차를 검토하는 게 좋다.
Q3) 한도 초과분이 근로소득으로 잡히면 건강보험료도 오르나요?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됐다면 종합소득세 신고 내용이 건강보험료 소득월액 산정에 반영된다. 근로소득이 추가되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던 임원은 소득 기준 초과로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신고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예상 금액을 문의해 두는 것이 현실적이다.